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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지역이 키운 의료기관, 함께 나아갈 100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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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일2021.04.20
  • 조회수3506

지역이 키운 의료기관, 함께 나아갈 100년 꿈꾼다

대전을지대학교병원 40주년 인터뷰-김하용 병원장
40년간 지역 대표 의료기관 자리매김

 

 

1981년 문을 연 뒤 지역 내 대표 의료기관으로 거듭난 대전을지대학교병원. 설립자 故 박영하 박사의 신념이자 철학인 ‘인간사랑, 생명존중’을 실현하기 위해 당시 대형병원이 없던 대전지역에 터를 잡았고 이후 40년간 갖가지 성과를 올려왔다. 2000년대에 들어선 암 치료를 위한 원스톱시스템을 갖춘 데 이어 로봇수술을 통한 치료 등 새로운 시도까지 도입됐고 대전지역 유일의 권역외상센터 운영으로 생사의 문 턱에 선 환자를 살리는 데 앞장섰다. 또 최근엔 코로나19 감염병 전담병원 운영에 자발적으로 나서 전례 없는 감염병 사태 극복에 솔선수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지역사회를 위한 상생활동 역시 꾸준한 모습이다. 이에 그치지 않고 그동안 지켜온 가치와 성과를 발판 삼아 앞으로의 100년을 계획하고 있는 대전을지대병원. 이와 관련해 김하용 병원장으로부터 그동안의 성과와 앞으로의 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


-개원 40주년을 맞았다. 소감은.

“1997년 입사해 25년여의 긴 시간 병원과 함께하고 현재 병원장의 위치에 있는 저로선 감회가 새롭고 매우 기쁘기도 하다. 그동안 병원의 발전을 위해 새로운 한 걸음을 내딛을 때마다 그 중심에는 항상 지역민들이 든든한 후원자로 자리하고 계셨다. 오늘이 있기까지 항상 사랑과 격려를 보내주신 지역민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 지난 40년 동안 지역 밀착형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지역 의료계 발전을 위해 전념해 왔다. 의료기관으로서 사회적 책무를 잊지 않고 고객 중심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해온 덕분에 오늘날을 맞이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지역 대표 의료기관으로서 지켜온 가치가 있다면,

“병원은 환자에게 지속적으로 믿음과 신뢰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믿음과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환자를 내 가족 돌보듯 온 정성을 다해야 한다. 대전을지대학교병원 슬로건은 바로 ‘당신도 을지가족입니다’이다. 교직원들을 아울러 부를 때 ‘을지가족’이라는 말을 사용하곤 하는데, 교직원 뿐만 아니라 병원을 찾아주시는 모든 분들이 을지가족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환자가 우리 아버지 혹은 우리 어머니라면, 혹은 우리 가족에게 이런 일이 생긴다면 진료나 돌봄의 측면에서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을 거라 생각한다. 앞으로도 병원을 찾아주시는 모든 고객을 을지가족으로 맞아들이는 데에 최선의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40년간 지역 의료 발전에 기여한 대표적인 사례가 있다면

“1981년 대전 중구 목동에서 시작해 2004년 둔산 시대를 열고, 오늘날 지역 대표 의료기관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수도권 대형병원들과 어깨를 견줄만한 뛰어난 의료진과 최신 시설, 장비를 다른 어느 병원보다도 앞서 갖춤으로써 지역의 의료수준을 주도적으로 올려왔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일례로 둔산으로 이전하며 중부권에선 처음으로 암에 대한 진단부터 치료에 이르는 원스톱 시스템을 갖췄다. 당시에는 암 조기 발견 장비와 첨단 치료 장비가 수도권에 집중돼 지역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었다. 이후 분야별 암 전문 의료진들을 속속 영입하고 다빈치 수술로봇이나 감마나이프 등을 앞서 도입하면서 지역의 암 치료를 선도해왔다. 특히 수술로봇의 경우 2009년 중부권에서 처음 도입한 이후 지역 최다 수술례를 보유하고 있다. 중부권의 로봇수술을 이끌어 온 것이다. 로봇수술은 의료진의 이해도와 숙련도가 무엇보다 중요한데, 로봇수술이라도 결국 의사가 직접 조작하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최초·최다 시행이라는 지표가 곧 경험과 노하우를 증명하는 길이라 생각한다. 이러한 새로운 시도와 다양한 노력들이 지역 의료 수준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리는 견인차 역할을 해왔다고 자부한다.”

 

-지역 유일의 권역외상센터를 운영하면서 최근엔 활약상이 공개되기도 했는데.

“얼마 전 생사의 문턱을 오가는 상황에 놓인 전기톱 사고 환자가 권역외상센터로 이송돼 가까스로 생명을 구한 사례가 언론에 보도되면서 관심을 끈 적이 있다. 하지만 사실 이보다 더한 중증환자도 권역외상센터의 발빠른 조치로 소중한 생명을 구한 사례는 드문 일이 아니다. 권역외상센터는 2015년 11월 개소해 운영 6년째를 맞고 있다. 응급의료센터의 상위개념으로, 교통사고나 추락, 산업·자연재해 등으로 다발성 손상, 과다출혈 등 심한 외상을 입은 환자를 치료하는 전문센터다. 다양한 중증외상환자를 즉각 치료하기 위해 외과, 정형외과, 응급의학과 등 외상전문 의료진이 365일 24시간 대기하고 있다. 사실 높은 업무 강도뿐만 아니라 매 순간 긴장할 수밖에 없는 심적 부담, 여기에 외과 기피 현상까지 겹치며 전국적으로 외상전문 의료진 확보가 쉽지 않다. 하지만 지역에서 유일하게 운영되고 있는 만큼 예방가능사망률을 낮추고 고귀한 생명의 끈을 잇는 데에 따른 사명감이 적지 않다. 익히 알려진 센터의 열악한 운영 환경 등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아니면 다음은 없다’는 책임감과 지역민이 필요로 하는 실질적인 의료서비스 제공을 위해 매진하고 있다.”

 

 

-지역사회를 위한 활동도 꾸준히 펼쳐온 것으로 알고 있다.

“개원 당시부터 지역의 무의촌과 농어촌, 도시영세민 등 의료취약지역을 순회하며 무료진료를 실시해왔다. 특히 1994년에 의사, 간호사 등 60여 명으로 창단한 을지의료봉사단은 무의탁 노인, 소년소녀가장 등 불우 이웃에 대한 무료 진료와 수술, 간병에 이르기까지 포괄적인 도움의 손길을 펼쳤다. 그때 당시 병원 예산의 2%에 달하는 막대한 자금을 들였고, 오래도록 의료계 전체의 귀감이 되기도 했다. 의료 외적인 봉사활동 또한 활발히 전개해왔다. 저소득 농가 일손 돕기, 3대 하천 및 국립공원 환경정화활동, 사랑의 연탄 나눔 등 지역 친화병원으로서의 역할을 하기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올 초부터는 지역 내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활약하고 있는데.

“지난해 말과 올해 초 3차 대유행을 거치며 지역 내 코로나19 감염 또한 확산세가 꾸준히 이어지는 긴박한 상황이었다. 지역사회의 감염 문제를 외면할 수 없었다. 이 때문에 자진해 전담병원 신청을 했고, 기준을 모두 충족한 상태로 지난 1월 15일부터 운영되고 있다. 병원장으로서 고마운 것은 전담병원 운영을 위한 의료·간호 인력을 외부에서 지원받지 않고, 병원 교직원들로 자력 운영하고 있다는 점이다. 더불어 지난해 감염내과 의료진을 보강했는데, 이전에 국립중앙의료원 감염병센터장을 역임하며 에볼라와 사스 등의 감염사태를 대비한 국내 방역대책을 수립했던 분이시기에 믿음이 간다. 이렇게 인력과 시설을 고루 갖추고 코로나19 확진자들이 쾌유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향후 50년, 또 먼 미래인 100년을 바라보는 시점이다.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운영해 나갈 계획인지.

“을지재단 산하 을지대학교의료원과 을지대학교가 추구하는 목표는 크게 두 가지다. 쉽게 말하자면 ‘내 가족에게 자신 있게 치료를 권하는 병원’, ‘내 자녀를 입학시키고 싶은 대학’으로 만드는 것이다. 대전을지대병원의 운영 방향과 목표 또한 이와 궤를 같이 해나가고자 한다. 직원은 물론 환자와 보호자·지역민 모두가 내 가족에게 치료를 권하고 싶은 행복한 병원이 되도록 하는데 노력을 경주할 것이다. 이를 위해 더 나은 직장 환경을 조성하고 믿음과 신뢰를 주는 병원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 또한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지역과 지역 주민이 없는 대전을지대병원을 상상할 수 없듯이 대전을지대병원이 없는 지역을 떠올릴 수 없도록 지역과의 상생을 잊지 않고 지역과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협력해나갈 것이다.”